사람의 나이에 따라 한자어로 표현되는 말이 있습니다. "불혹", "지명", "산수", "고희" 이런 말들입니다. 옛날 어른들이 자주 쓰던 표현이지만 지금도 종종 사용되는 용어들이니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를 뜻하는 한자어 표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한자어로 표현되는 나이 모음
나이를 나타내는 한자어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표현하는 나이는 스무 살, 서른 살, 마흔 살이라고 표현한다. 그렇지만 지금도 한자어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나이에 따른 한자어 표현도 알아두면 좋다.
예를 들어 엄마가 "다음달에 큰아버지 고희라서 친척들끼리 모이기로 했으니까 약속 잡지 말고 시간 비워놔라" 하는데 고희가 무슨 소린지 모르고 있으면 곤란하지 않은가.. 고희는 우리가 말하는 70세를 말한다. 즉 큰아버지가 칠순잔치를 한다는 말이다.
志學(지학=15세), 而立(이립=30세), 不惑(불혹=40세), 知天命(지천명=50세), 耳順( 이순=60세), 從心( 종심=70세) 등은 공자가 논어에서 쓰면서 비롯된 대용어(代用語)이다.
유아기 나이 표현
- 농장(놀롱, 구슬장): 예전에 아들을 낳으면 구슬 장난감을 주었다는 것에서 유래합니다. '아들을 낳았다'는 뜻이며 '농장지경'의 줄임말입니다.
- 농와(놀롱, 실패와): 중국에서 딸을 낳으면 베를 잘 짜라는 의미로 장난감과 실을 뜻하여 딸을 낳았다는 의미로 농와지경의 줄임말로 썼습니다.
- 2~3세 아이를 표현하는 한자어: 제해(끌제, 어린아이 해) 어린아이를 손으로 안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태어나자마자 한살이고 1년이 지나면 첫돌이니 첫돌이 지나고 2살쯤 넘었을 때입니다.
- 해아: 해아는 아기가 처음 웃을 무렵을 뜻하는 말입니다.
1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15살: 지학(志學) - 학문에 뜻을 둔다는 의미입니다. 공자가 15세에 학문에 뜻을 두었다는 데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15살을 표현하는 비슷한 말로 육척(六尺)이 있습니다. 육 척이라는 뜻은 옛 주나라에서 1척을 두 살 조금 넘은 아이의 키를 뜻했습니다. 그때부터 15살을 6척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삼척동자(三尺童子): 10살이 채 안된 아이라는 뜻
거의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을 말할때 '삼척동자'도 다 안다는 표현을 쓴다. 한 척을 약 30cm로 쳐서 삼척은 약 90cm 정도의 어린아이를 말하는 것이다.
16살: 과년(瓜年) - 과년은 여자 나이 16세를 뜻하는 말입니다. 옛날에는 여자나이 16살이 되면 시집갈 나이였기 때문에 16세를 과년이라고 표현했습니다.
2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20대는 인생에서 가장 혈기왕성하고 찬란한 시기입니다. 2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로는 약관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무 살: 약관(弱冠) 한자를 그대로 해석하면 "약한 갓"이라는 말이네요. 약관은 20살 전후의 남자를 말합니다. 갓을 쓰는 어른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갓을 쓰는 어른이 되었지만 아직은 약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그럼 이때는 남자 나이 20살과 여자 나이 16살이 결혼을 하는 결혼 적령기였나 봅니다.
방년(芳年): 20세를 전후한 왕성한 나이의 여자 (꽃다운 나이를 뜻합니다.)
이렇게 20세를 표현하는 한자어에는 남자는 약관, 여자는 방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
4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더니 어떻게 된 말일까요? 적당한 나이 차이가 나는 연인에게는 명확하게 상하관계가 구분이 되기 때문에 싸울 일이 적어서 그런 걸까요? 같은 동갑 나이보다는 서너 살 차이 나는 오빠와는 덜 싸우는 것 같습니다.
4살 차이가 좋다는 말은 사주명리의 핵심 이론인 삼합에서 나온 말입니다. 삼합은 서로 다른 세 개의 지지가 모여서 하나로 뭉친다는 개념입니다. 삼합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늘 서로를 동경하며 그리워합니다. 마치 견우와 직녀가 그렇듯이 말이죠.
삼합을 띠로 환산하면 쥐띠, 용띠, 원숭이띠입니다. 쥐띠를 기준으로 하고 오른쪽으로 4칸을 가면 용띠가 나오고 왼쪽으로 4칸을 가면 원숭이 띠기 나옵니다. 용띠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좌우 네 칸을 가면 쥐띠와 원숭이띠가 나오는 것이고요.
바로 4살 차이의 띠입니다. 12개의 띠 중 4칸씩 해서 가운데에 삼각형이 그려지는 삼합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해서 4살 차이는 궁합이 좋다고 해서 궁합도 볼 필요 없이 잘 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 본인이나 주위에 4살 차이 나는 연인 또는 부부가 있나요? 어떠세요, 서로 싸우지 않고 궁합이 잘 맞는 것 같은가요?
3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서른 살: 이립(而立) 공자가 30세에 자립을 했다는 데에서 유래를 한 표현으로 서른 살을 이립이라고 합니다.
모든 기초를 세우는 나이를 뜻하는 말로 오늘날에는 군대 갔다 오고 대학교 졸업하고 취업하면 서른 살쯤 되겠네요.
4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40세: 불혹(不惑) 불혹은 공자가 40세가 됨에 모든 것에 미혹되지 않았다는 데세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세상일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강사(强仕): 굳세다는 의미로 마흔 살을 강이라고 하는데 마흔 살에 벼슬길에 나간다고 하여 강사라는 말이 있습니다.
48세: 상년(桑年)
5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50세: 지명(知命) 50세를 지명이라고 하는데 천명(인생의 의미를 안다)은 뜻이라고 합니다. 천명 또는 지천명이라고도 합니다.
이는 공자가 50세에 천명을 알았다는 데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6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60세: 이순(耳順) 공자가 60세가 되면서 어떠한 내용에도 순화시켜서 받아들였다는 유래가 있습니다. 즉 인생에 경륜이 쌓이고 사려와 판단력이 성숙하여 남의 말을 들었을 때 순순히 받아 들일수 있는 나이라는 것입니다.
61세: 환갑 61세를 회갑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 나이 61세 즉 만 60세의 생일을 기념하여 환갑잔치를 하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일 갑자가 돌아왔다고 해서 회갑 또는 환갑이라고도 부릅니다.
화갑(華甲): 화자에는 십(十)이 여섯 개에다가 일(一)이 한 개 있다고 하여 61세를 나타냅니다.
62세: 진갑(進甲) 새로운 갑자로 나아간다는 뜻으로 환갑잔치한 다음 해의 생일날을 진갑이라고 불렀습니다.
요즘에는 평균수명이 증가하여 환갑잔치는 거의 건너 띄고 70세에 고희(칠순잔치)를 가족들과 챙겨서 하는 모습입니다.
64세: 파과(破瓜) 여기서 과자를 파자(破字)하면 八八이 되는데 여자한테는 8 더하기 8을 해서 16살을 과년이라고 부릅니다. 앞에 1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에서 설명하였습니다.
그렇지만 남자는 8 곱하기 8을 해서 64세를 말하며 이때에는 벼슬에서 물러날 때를 뜻합니다. 요즘의 정년퇴직과 비슷한 나이네요.
7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70세: 종심 - 공자가 70세에 마음먹은 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았다는 데에서 유래하였습니다.
70세: 고희 - 고희도 종심과 마찬가지로 70세를 말하는데 두보(杜甫)의 시 곡강(曲江)의 한 구절에서 " 사람이 태어나 70세가 되기는 예로부터 드물었다"는 데에서 유래하였다고 합니다.
70세 고희의 나이가 되면 장수를 축하는 의미로 칠순잔치를 했던 것 같습니다.
71세: 망팔 - 80세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71세를 망팔이라고 불렀습니다.
77세: 희수 - 희수는 기쁠 희자의 초서 七十七 로 파자해서 만든 말로 한국에서는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사용했지만 지금은 거의 쓰지 않는 표현입니다.
8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80세: 산수(傘壽) - 산(傘) 자의 약자가 八十 을 의미하는데서 유래함.
망구(望九): 망구는 구십 살을 바라본다는 의미로 81세에서 90세까지 장수를 하라는 뜻입니다.
"할망구"라는 표현으로 저속한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그 뜻을 보면 장수를 기원한다는 말이 되네요.
88세: 미수(米壽) - 미(米) 자를 파자하면 八十八 이 됩니다.
미(米) 자가 쌀 미자라서 농사를 지을 때 모를 심어서 추수하여 쌀로 만들 때까지 여든여덟 번의 손이 간다고 하여 88세를 미수라 고도 표현했다고 합니다.
9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90세: 졸수(卒壽) - 졸자를 초서를 쓰면 九十이라고 씁니다. 그래서 90세를 졸수라고 부릅니다. 구순이라고도 부릅니다.
칠순, 팔순, 구순.... 이렇게요.
90세: 동리(凍梨) - 나이가 들면 얼굴에 검버섯과 같은 반점들이 생기게 됩니다. 동리는 언 배나무라는 뜻입니다.
90세가 되면 얼굴에 보기 흉한 반점이 생겨서 언 배 껍질 같다는 말의 표현입니다.
91세: 망백(望百) - 백 살을 바라본다고 하여 91세를 망백이라고 부릅니다. 71세 때 망팔이고 불렀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99세: 백수(白壽) - 일백백(百) 자에서 맨 위에 있는 일(一)을 빼면 흰 백(白) 자가 되죠. 그래서 99세를 흰 백자를 써서 백수라고 표현했습니다.
10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
10대, 20대, 70대, 80대는 많이 들어봐서 익숙한데 100대라는 말을 쓰려니 어색하네요.
100세: 상수(上壽) - 사람의 수명중 최상의 수명이라는 뜻으로 100세를 상수라고 부릅니다.
나의 생각
요즘에는 한자어를 많이 안 쓰는 경향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나이대에 따라 한자어로 표현하는 말의 뜻을 새겨보니 다 의미가 있고 연세가 들어가는 부모님을 공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옛날에는 100살까지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나이가 100대인 사람을 표현하는 한자어가 "상수" 하나뿐이지만 앞으로는 100세 시대이고 의학의 발달로 인해 평균 수명이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100대를 표현하는 한자어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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